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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문성 없어도, 부실서류 내도 뽑혀… 그 뒤엔 ‘성남 라인’
공기업 곳곳 ‘낙하산 인사’ 논란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된 공기업 수장들이 전문성이 부족한데도 제대로 된 심사를 받지 않고 졸속으로 임명됐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2억원 안팎의 고액 연봉을 받는 자리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경기·성남 라인의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라고 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12일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원안위는 지난 5월 15일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이 김성진 이사장 선임을 승인해달라고 요구하자 별도의 자격 심사나 회의 없이 닷새 만인 5월 20일 이를 승인했다. 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김 이사장 추천 사유로 ‘적극성, 리더십, 협업 능력이 뛰어나다’고만 밝혔다.
변호사인 김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지만 원자력·안전 분야 경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내 분신과도 같은 사람”이라고 했던 김용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 등 ‘성남·경기 라인’과 가까운 관계다. 지난 6월 선거 때 김 부원장의 출마 준비를 돕기도 했다. 재단 이사장은 연봉과 성과급 등으로 약 2억3500만원을 받는다.
이에 대해 원안위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한 자격 심사와 검증은 재단 임원추천위원회의 서류 심사와 면접, 3배수 후보 추천 등 선임 절차 과정에서 이뤄졌다”라며 “재단의 승인 요청 이후 원안위가 별도 심사나 회의를 여는 절차는 규정상 없다”라고 밝혔다.
지난 4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문광연) 원장에 임명된 황교익 원장은 불성실한 서류를 내고도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칼럼니스트 출신인 황 원장은 과거 이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 때마다 지원해주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광연이 이날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황 원장은 지난 2월 문광연 원장직에 지원하면서 각각 A4 용지 1.5매 분량의 자기소개서와 직무 수행 계획서를 냈다. 특히 직무 수행 계획서에 “(기존) 사업 계획이 훌륭해 덧붙여 생각할 것이 없다. 제가 원장으로 취임하면 이를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쓰고도 심사를 통과했다. 또 “(원장이 되면) 무리하지 않겠다. (임기) 3년 안에 할 것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썼다.
이 대통령 측근 그룹인 성남 라인과 가까운 장건(74)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이 필수 서류를 누락하고도 이사장에 임명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이 건설근로자공제회에 장 이사장 선임 관련 자료 일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공제회는 필수 서류인 자기소개서를 제외하고 제출했다. 이 의원실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지 않고도 이사장으로 선임된 정황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일부 경력 확인서는 접수 마감일보다 이틀 늦게 발급된 것으로 나타나, 서류 과정에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일용·임시직 건설 근로자의 노후 자금을 모아 운용하고, 퇴직할 때 공제금을 지급하는 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이사장의 연봉은 지난해 기준 성과상여금을 포함해 2억1000만원에 달한다.
장 이사장은 2004년 이 대통령이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김현지 실장은 이때부터 3년간 사무국장을 지냈다. 이후 장 이사장은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인 2020년 경기도 산하기관인 한국도자재단 이사장(비상임)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최근엔 김현지 실장의 결혼식 주례를 봐준 하동근(73)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서류·면접 심사 당시 최하위권 점수를 받고도 연봉 2억4300만원에 달하는 사장 자리에 임명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 사장도 대통령과 시민단체 활동을 함께했다. 비슷한 시기 연봉 1억8200만원 수준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에 임명된 남광우 원장도 서류와 면접에서 1등을 한 지원자를 제치고 낙점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 원장도 1990년대 이 대통령과 김 실장이 활동한 성남시민모임의 초대 사무국장을 맡았다.
공기업, 공공기관 인사는 과거 정부에서도 ‘낙하산’ ‘보은’ 인사 논란으로 항상 시끄러웠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그간 공기업 인사를 늦춰온 이유가 ‘능력 없는 사람이 갈 바엔 비워두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었는데 이와 정반대되는 인사들이 줄줄이 낙점되니 당황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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