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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 [단독] 안보 부처 세종 이전, 지난달엔 "검토 안 해"
작성일 2026-10-17

[단독] 안보 부처 세종 이전, 지난달엔 "검토 안 해"

행안부, 국회의원 질의에 답변
외교·통일부 이전 졸속 가능성
이억원, 대통령 앞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부가 지난 13일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대다수를 세종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하기 한 달 전까지도 국회에 “외교부·통일부의 이전은 검토한 바 없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외교부·국방부·통일부 등 외교·안보 부처를 포함한 전면적 세종 이전이 막판에 졸속으로 결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행정기관 이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1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외교부·통일부 이전을 검토한 적 없다며 “이에 따라, 별도로 작성된 외교부·통일부 세종 이전 검토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추후 관계 기관 협의와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부 이전 대상 기관과는 구체적인 사전 협의도 없었다고 한다. 한 기관장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장에 놓인 이전 안건 문서를 보고서야 자기 기관의 세종 이전이 확정됐다는 것을 안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의원은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대통령의 SNS 글처럼 쉽게 다룰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일부 국무위원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국무회의 비공개 시간에 이 대통령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해 보라고 하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자유롭게 하라고 하셨으니 조심스럽게 한 말씀 드리겠다”며 “금융위 이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고 말했다고 한다. 금융기관 대다수가 서울에 있는데 금융위가 세종으로 가면 시장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외교부가 세종으로 이전하려면 서울에 있는 외국 대사관들이 갈 수 있는 부지 마련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부처들과 사전 조율을 충분히 했다면 국무회의장에서 국무위원들이 우려를 표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한성숙 국무총리는 “사람들이 행정 수도 이전이 실제로 이뤄지는지를 금융위 이전 여부로 판단할 것”이라며 금융위 이전을 계획대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외교·안보 부처에도 “청와대와 이전 시기를 맞춰 놨다”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서울, 국방부는 세종… 유사시 軍 지휘 체계 공백 가능성"

정부·여당은 행정중심복합도시법에 ‘이전 제외 대상’으로 명시된 외교·국방·통일부를 2031년까지 세종으로 이전하기 위한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는 세종 집무실이 완공되는 대로 이재명 대통령이 일주일에 1~2일은 세종에서 집무하는 방안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교·안보 부처에서는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부나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는 국방부를 이전하는 데는 더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방부의 한 간부는 “군 수뇌부를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보내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교부의 한 직원은 “외교부마저 세종으로 내려가면 세계적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서울의 ‘수도’ 이미지가 약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픽=양인성

◇유사시 軍 대응 지연 우려

국방부가 세종으로 이전하면 군 지휘 체계를 새로 정리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지난 13일 발표된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에는 합동참모본부는 포함되지 않았고, 이전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국방부와 합참이 나란히 서울 용산에 있다. 국방부만 이전하면 정책·군정(軍政)을 담당하는 국방부는 세종에, 군령(軍令)·작전을 담당하는 합참은 서울에 있는 상황이 오게 된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 경우 유사시 지휘 체계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유사시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등 국가·군 수뇌부가 지하 벙커에 함께 모여 지휘해야 한다”며 “청와대와 국방부, 합참이 서울과 세종에 분산돼 있으면 발 빠른 지휘 체계 수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이 서울 청와대와 세종 집무실을 오갈 경우, 대통령의 서울 체류 중 긴급 사태가 발생했는데 국방부 장관과 간부들은 세종에 있다면 어디로 모일지도 문제다. 어느 쪽이든 집결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전시 지휘 벙커는 어디로?

전시(戰時)에 대통령과 군 수뇌부는 서울 남태령의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지하 B-1 벙커에 모여 지휘를 하게 돼 있다. 국방부 이전 시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난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각종 방호·통신 설비를 갖춘 B-1 벙커를 옮긴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이고, 안 옮긴다면 국방부 장관이 유사시 세종에서 남태령까지 100㎞ 넘는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참과 벙커까지 모두 이전한다면 조 단위의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순수 건설 기간만 수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방부 간부는 “합참의 이동 여부 등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섣부르게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외국 정상도 세종으로 부르나

외교부에서는 외국 고위급 인사의 방한 조율이 까다로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은 주로 수도권의 공항을 이용한다. ‘미국 대통령은 그랜드하얏트, 중국 주석은 신라호텔’이라는 식으로 국가마다 자주 이용하는 호텔도 대체로 서울에 있다.

정상급 인사들을 세종으로 초청하려면 동선·의전·숙박 등 새로 고려해야 할 문제가 많다.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하려면 준비 단계부터 외교부 등 관련 부처 직원들이 수시로 서울을 오가야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외국 정·재계 고위급 인사나 명사들이 기업 등 민간이 주최하는 행사 참석차 서울에 오면서 청와대·외교부·국방부 등에 들러 면담하는 일도 많았는데 이런 흐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안 발생 시 외교 협의 늦어져

외교부는 세종 이전 후 서울에 있는 외국 대사관 118곳, 수도권에 있는 국제기구 사무소 27곳과 100㎞ 넘게 떨어진다는 점도 걱정하고 있다. 외국 대사관은 자국민 보호 등 영사 업무, 기업 활동 지원, 비자 발급 등도 하고 있다. 정부가 세종에 대사관 부지를 마련해 준다고 해도, 인구가 많은 서울에 남으려 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외교부 한 간부는 “영사 업무 등을 처리하려면 대사관이 최대 도시에 있어야 해서, 별도의 행정수도를 조성한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대사관들이 따라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 외교관은 “각국 대사관은 서울에 있는데 외교부만 세종으로 가면 외교 현안이 생겼을 때 대면 협의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전직 외교관은 “다른 국가들 입장에서는 공관을 세종으로 옮기든, 서울·세종에 모두 두든, 서울에 남아 수시로 세종의 외교부를 오가든 수십억~수백억 원을 추가로 쓰게 된다”며 “아무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 자체가 외교 결례일 수 있다”고 했다. 통일부에서는 판문점이나 남북출입사무소가 있는 접경지와 멀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철수 의원, [단독] 안보 부처 세종 이전, 지난달엔 "검토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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