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 저신용·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햇살론 특례보증이 올해 1~7월 34만건 넘게 공급된 가운데, 보증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이 채무조정 이력과 채무조정 후 재대출 여부를 별도로 확인하거나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갚기 어려워 개인회생이나 워크아웃 등을 거친 차주에게 정책금융을 공급하면서도, 채무조정 이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시 대출을 받는지는 파악하지 않는 셈이다.
14일 뉴데일리가 확보한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햇살론 특례보증 공급 실적은 총 34만2238건, 1조4931억원이다. 월별 공급 건수는 1월 4만487건에서 7월 6만3001건으로 5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급액은 2103억원에서 2201억원으로 4.7% 늘었다.
문제는 채무 조정을 거친 차주에 대한 사후 관리 현황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올해 1~7월 햇살론 특례보증을 받은 건 중, 받기 전에 이미 회생·워크아웃·새출발 등 빚 조정을 받은 건수나 금액을 묻는 질문에 "정책서민금융 보증 상품은 심사 과정에서 고객의 채무 조정 내역을 확인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채무조정 이후 1년 이내에 햇살론 특례보증을 다시 받은 건수와 금액을 묻는 질의에도 별도 집계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심사 시 고객의 빚 조정 내역을 확인하고 있지는 않다"는 동일한 답변을 내놨다.
이는 채무조정 이력이 있는 차주가 얼마나 햇살론 특례보증을 이용했는지조차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심사 과정에서도 과거 채무조정 이력이 별도로 고려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서민금융진흥원은 "대신 햇살론 특례보증 심사 때 채무조정 제도를 6개월 이상 성실하게 상환한 이력이 있는지는 확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7월 말 기준 햇살론 특례보증을 받은 채무조정 성실상환자는 총 908건, 27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용회복위원회 개인워크아웃 이용자는 595건·18억1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법원 개인회생 이용자는 202건·6억4000만원,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이용자는 92건·2억8000만원이었다. 서민금융진흥원 자체 채무조정 이용자는 19건·6000만원이었다. 이 수치는 채무조정 제도를 6개월 이상 성실상환한 차주에게 공급된 실적이다.
다만 채무조정 제도를 6개월 이상 성실하게 상환했는지 확인하는 것과 차주의 전체 채무조정 이력 및 이후 재대출 현황을 관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과거 채무조정을 거친 차주가 햇살론 특례보증을 이용한 뒤 다시 대출을 받거나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하지 못하면, 정책금융이 채무자의 재기를 돕고 있는지, 오히려 추가 차입으로 이어져 채무 부담을 키우고 있지는 않은지 평가하기 어렵다.
재대출과 연체 등 사후 현황을 별도로 추적하지 않는 구조에서는 반복적인 채무 악화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기 어렵고, 보증 부실을 예방하거나 지원 제도의 효과를 검증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 부담도 살펴볼 대목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제출한 2026년 예산 관련 자료에 따르면 햇살론 특례보증의 예상 대위변제율은 37.6%, 사업손실률은 17.3%로 산정됐다. 대위변제는 차주가 빚을 갚지 못했을 때 보증기관이 금융회사에 대신 갚는 것을 뜻한다. 다만 이는 예산 편성 당시의 예상치이지 실제 손실률을 뜻하지는 않는다.
정책서민금융은 민간 금융회사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안전망이다. 공급 실적뿐 아니라 대출 이후 상환 상황과 채무조정 이력, 재대출 현황까지 파악해야 지원 효과와 위험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다. 공급 확대에 맞춰 차주의 상환 경로와 보증 손실을 점검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갖췄는지를 충실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서금원은 채무조정 이력과 재대출 상황을 연계해 관리하고 위기 징후가 나타난 차주에게 적기에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