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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북한 평양 강동군병원에 약 93억 원 상당의 의료장비를 지원하기 위해 유엔에 구체적인 운송 계획까지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측과 지원 여부를 최종 협의하기도 전에 장비 종류와 물량은 물론 운송업체와 경로까지 잠정적으로 정한 것이다.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부산 사상구)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을 통해 북한 강동군병원에 의료장비 166종 1,431개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비 가격은 총 675만 달러로, 약 93억 원 규모다.
▣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한 면제 요청서에서 승인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장비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2일 제재 면제를 승인받은 만큼, 2026년 11월 22일이 잠정적인 발송 기한이다. 다만 실제 발송 여부와 시점은 북한과의 협의 및 후속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운송 계획도 구체적이다. 정부는 해운사로 현대아산을 잠정 선정하고, 인천항에서 출발해 중국 단둥을 거쳐 북한 남포항으로 장비를 반입하는 경로를 제시했다. 국내 운반비를 포함한 예상 운송비는 3,500달러다.
▣ 지원 목록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 고압멸균기, 구급차, 초저온 냉동고, 소변 분석기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41개 품목은 대북제재에 따른 면제 승인이 필요한 장비로 분류됐다. 정부는 장비가 의료 목적 외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직원 3명과 외부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단 파견 계획도 제출했다.
▣ 그러나 북한이 우리 측 점검 인력의 입국을 거부할 가능성도 고려했다. 정부는 중국과 몽골 등 제3국 관계자를 통한 현장 점검이나 화상 방식의 비대면 점검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통일부는 해당 계획이 잠정안이며, 북한과 협의를 마친 뒤 사업 규모를 확정하고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예산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정부는 북한 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북한의 대남 적대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원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적절한지, 의료장비가 실제 주민 치료에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지가 국회의 주요 점검 과제로 제기된다.
▣ 김대식 의원은 “우리 장병이 북한이 매설한 것으로 판단된 지뢰로 크게 다친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에 줄 장비와 배편부터 세세하게 짜놓는 모습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이어 “대북지원은 속도가 아니라 원칙과 검증이 먼저”라며 정부의 대북 의료지원 추진 과정과 장비의 사용 목적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