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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은, 좀비기업 여신 15조 증가…기업대출 연체율 1.2%
작성일 2026-10-06

IBK기업은행이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에 내준 대출이 4년 새 15조 원가량 늘어났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여파로 기업대출 연체율은 최근 18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반면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은 국내 은행들 중 가장 낮아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 8월 말 현재 기업은행의 한계기업 대출 잔액은 37조 5952억 원으로 집계됐다. 23조 984억 원을 기록했던 2022년 말보다 62.8%(14조 4968억 원) 늘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려운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졌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전체 기업대출 잔액은 228조 2568억 원에서 279조 7815억 원으로 22.6% 증가했다. 전체 대출 증가속도보다 좀비기업에 나간 대출이 더 가팔랐다.

실제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한계기업 수도 늘었다. 2022년 말 기준 1만 6469개였던 한계기업 차주는 올 8월 말 1만 9218개로 16.7% 증가했다. 한계기업 차주 대부분은 소규모 기업이었다. 한계기업 대출 잔액 71.3%(26조 7866억 원)가 연 매출액이 100억 원 이하인 기업이었다.

연체율 또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8월 말 기업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1.21%로 나타났다. 2008년 6월 관련 공시가 집계된 후 18년 만에 가장 높다. 2022년 말 0.32%였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94%를 기록해 올해 3월 말 1%를 넘더니 1.2%마저 돌파한 것이다.

이는 국내 경제의 K자 양극화 심화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경영 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 금리 상승세가 계속된 상황 속 중동 분쟁에 따른 공급망 충격이 더해지면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당분간 시장금리 상승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기업대출의 부실률 악화 압력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은 자금의 70% 이상을 중소기업에 공급해야 하는 기업은행의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미 기업은행의 여신 건전성 지표는 유의미하게 나빠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1.6%로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9%로 최하위는 아니지만 기업은행의 자기자본에는 상환의무가 있는 특수채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권)이 포함돼 있어 CET1을 볼 필요가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은행의 대출채권 부실이 예측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손실 흡수여력은 줄어들고 있다.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022년 3월 133.4%에서 올해 3월 말 105.2%까지 하락했다. 3월 말 대손충당금 적립 잔액은 4조 5345억 원으로 4년 전보다 52.4% 증가했으나 NPL 규모가 같은 기간 93.3% 급증한 영향이다. 예정처는 “기업은행은 전체 시중·국책은행 중 위기 발생 시 손실을 흡수할 자본 여력이 가장 낮다”며 “급격한 여신 건전성 악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본 완충력이 구조적으로 취약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업계 안팎에서는 기업은행의 부실 관리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의원은 “한계기업 여신과 연체율이 함께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실을 제때 관리하지 못하면 중소기업 지원 여력까지 약화될 수 있다”며 “기업은행은 차주의 정상화 가능성을 면밀히 평가해 정책금융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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