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식 성명 및 보도자료입니다.
엊그제 검찰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범죄는 사라지지 않았고, 국민은 이제 어느 기관에 자신의 사건을 맡겨야 하는지부터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공소청과 중수청, 수사권을 몰아받은 경찰의 정원과 직제, 시스템 문제는 이미 많은 지적이 있었기에 오늘은 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오늘은 형사사법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요즘 형사전문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밀어붙인 ‘개혁’의 결과로 국민이 가장 많이 겪는 현실은 ‘수사 지연’이라고 합니다. 한 변호사는 피해자도 피의자도 이제 어디에 호소해야 할지 모르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의뢰인이 가장 괴로워하는 순간은 내 사건이 어느 기관의 어느 부서로 갔는지, 담당자가 누구인지조차 모를 때라고 합니다.
법원에서도 같은 신호가 읽힙니다. 각급 판사들은 눈에 띄게 형사사건이 줄었다며 한탄합니다. 재판정으로 들어올 사건이 줄었다는 것은 범죄가 줄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류가 마른다면 상류가 막혔다는 증거입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더니 분리된 것은 국민과 정의였습니다.
사람은 없는데 사건만 쌓입니다. 그리고 이 혼란은 첫날의 진통이 아니라 앞으로 닥칠 파도의 예고편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등은 예외적으로 공소청 검사가 90일간 수사를 이어갈 수 있지만, 그 시한도 연말이면 끝납니다. 8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의 미제사건은 16만 5천 건 안팎이었습니다.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건은 새 체계에 따라 경찰과 중수청 등으로 순차 이송되고, 유예기간 안에 끝내지 못한 사건도 결국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어갑니다. 파도는 이제 시작입니다.
사건이 옮겨질 때마다 배당과 기록 검토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이미 밀린 사건에는 고소·고발 사건에 새로 정한 3개월 처리기한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잘못된 수사를 검사가 직접 바로잡을 수 없으니 사건은 ‘보완수사 요구’, ‘재수사 요구’라는 이름으로 기관 사이를 오갑니다. 기관 간 협의를 위한 형사사법기관협의회가 마련됐지만, 개별 사건의 관할과 이첩 충돌을 얼마나 신속하고 실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이제 검증받아야 합니다. 이첩을 요청하고 거부하는 기준부터 추상적이기 때문입니다. 지연은 예외가 아니라 구조가 되었습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평범한 국민입니다. 지난해 경찰청 통계 기준으로, 고소로 시작된 사건의 40.7%가 사기·횡령·배임입니다. 전세 사기, 투자 사기, 평생 모은 돈이 걸린 사건들입니다.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해도 중수청이 가져갈 수 있는데, 그 기준은 ‘적절한 경우’, ‘정당한 사유’처럼 모호한 문구뿐입니다. 사건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피해자는 변호사에게 매달리고, 그 부담에 고소 사건을 기피하는 변호사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연 자체가 고통인 피해자에게 ‘사건 미아’라는 고통까지 얹은 것입니다.
이 사태는 예고된 것이었습니다. 법조계도, 언론도, 국민의힘도 졸속을 말렸습니다. 그러나 ‘검수완박’이라는 진영의 목적 앞에서 국민의 일상은 뒷전이었습니다. 소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입니다. 검찰의 잘못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러나 개혁의 목적지는 검찰의 해체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이어야 합니다.
정의는 늦게 오면 오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사건이 갈 곳을 잃은 사이 범죄자는 숨을 돌리고, 피해자는 기다림에 지칩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닙니다.
국민이 하소연할 곳은 사라졌지만, 책임을 물을 곳은 분명합니다. 이 개혁을 설계하고 밀어붙인 것도, 졸속이라는 경고를 외면한 것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입니다. 그 모든 책임은 오로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있습니다.
검찰 간판은 내릴 수 있어도 기다리다 지친 국민의 시간은 지울 수 없습니다. 역사는 이 개혁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기록할 것이고, 국민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국민의 사건도, 국민의 시간도 정치적 구호의 소모품이 아닙니다.
2026. 10. 4.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최 보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