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식 성명 및 보도자료입니다.
조선시대 환곡(還穀)은 백성을 구휼하기 위해 춘궁기에 곡식을 빌려주고 추수기에 이자를 더해 돌려받던 제도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를 갚지 않은 것은 굶주린 백성이 아니라, 먹고살 만한 양반들이었습니다. 권력을 믿고 미룬 그 빚은, 고스란히 더 가난한 백성의 삶을 짓밟아 충당되었습니다.
양반들에게 환곡이 허용되었더라도, 만약 그들이 제도의 취지와 백성의 궁핍을 먼저 헤아려 사익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 자중했더라면, 보다 많은 백성들이 삶의 터전을 잃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선 중기 문신 김령의 『계암일록』, 1629년 10월의 기록입니다.
40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같은 물음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자신과 가족들이 철거민 특별공급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데 대해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라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그러나 절차를 지켰다는 것만으로 국민의 모든 의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직에 나서려는 사람이라면 법과 절차뿐 아니라 그 제도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도 헤아려야 합니다.
철거민 특공은 공익사업으로 살던 집이 헐려 갈 곳이 없어진 이들에게 최소한의 거처를 마련해주는 제도입니다. 후보자와 부친, 형이 잇따라 특별공급으로 아파트를 취득하고 고모까지 같은 방식으로 특별공급을 신청한 사실을 놓고, 국민이 제도의 본래 취지에 부합했는지 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더 어려운 누군가에게 돌아갔어야 할 보금자리, 더 절박한 누군가에게 있었어야 할 기회가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강신철 일가는 그 희망을 탐욕으로 가로챘습니다.
가난한 시민들이 가장 사랑했고, 판자촌에서 빈민들과 함께 살며 곁을 지켰던 ‘철거민의 대부’ 고(故) 제정구 의원은 ‘나무도 뿌리째 옮겨 심으면 3년은 몸살을 앓는데, 사람을 그 삶터에서 뿌리째 뽑아 아무 데나 던지는 철거는 자연의 순리마저 거스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삶이 증언한 통찰입니다.
철거민의 이름으로 아파트를 가져간 국방장관 후보자와, 그를 감싸는 정부와 민주당은 도대체 무슨 낯으로 정당하다고 자신하고 있는 것입니까. 염치라는 것이 조금이라도 있기는 한 것입니까. 고 제정구 의원과 함께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섰던 그 시절의 젊은 양심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입니까.
민주당은 강령에 스스로를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는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말을 부동산 정책의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의 국방장관 후보자 일가에게 철거민 특공은 자산 증식 통로로 소비되었습니다. 서민을 대변한다던 민주당은, 서민의 기대를 배신했습니다. 이대로면 민주당의 역사는 다시 쓰여야 합니다. 서민 기만 정당, 탐욕 내각 정부입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바닥을 모르고 무너지는 데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간에 강 후보자를 두고 ‘부동산 엘리트’, ‘딱지 재테크’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은 이미 묻고 있습니다. 이게 나라입니까.
강 후보자가 염치를 안다면 지금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합니다.
그럴 뜻이 없다면, 지금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철회해야 합니다.
외면한다면, 이제 뿌리째 뽑히는 것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차례가 될 것입니다.
2026. 9. 17.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최 보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