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입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내년도 예산안에 7억 6,800만 원을 반영해 이른바 ‘AI 오보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합니다. 예산 편성의 근거로는 허위정보 확산에 따른 국민 신뢰 저하에 대한 대통령 지시를 내세웠습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국가데이터처마저 앞뒤 가리지 않고 움직이는 것입니까.
국가데이터처의 설명은 더욱 우려스럽습니다. 단순한 통계 수치 대조를 넘어 기사의 맥락까지 분석하고, 오류가 발견되면 담당 부처와 언론사에 통보해 정정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입니다.
국가 통계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과 정부가 언론 보도의 옳고 그름을 판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통계 수치의 오류를 바로잡는 것은 국가데이터처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그러나 기사의 맥락과 해석까지 정부가 검증하겠다고 나선다면 사실상 언론 보도에 대한 국가의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부에 불리한 해석이 곧 허위정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AI는 만능키가 아닙니다. 학습 데이터와 판단 기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때로는 사실과 다른 결론을 내리기도 합니다. 그런 AI에 언론 보도의 맥락까지 판정하도록 맡긴다면, 누가 판단 기준을 정하고 누가 그 결과를 검증하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운영도 AI에 물어보더니, 이제는 언론 보도의 정답까지 AI에 맡기려는 모양입니다. AI를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정작 정부가 AI를 활용하겠다는 곳이 언론 보도의 검증과 정정이라니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정부가 구축한 AI가 기사에 오류가 있다고 판정하고, 이를 근거로 언론사에 정정을 요구한다면 그 자체로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정한 판단 기준에 따라 기사의 맥락과 해석까지 문제 삼는다면, 자칫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를 걸러내는 또 하나의 '입틀막'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습니다.
허위정보에 대한 대응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진실의 독점적 판정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다양한 정보와 해석이 자유롭게 공개되고, 언론의 검증과 반론이 이뤄지는 가운데 국민 여러분께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데이터처는 AI 검증의 범위와 판단 기준, 언론사 통보의 법적 근거부터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객관적인 통계 오류를 바로잡는 일과 언론의 해석에 개입하는 일은 엄격히 구분해야 합니다.
AI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쓰라고 있는 기술이지, 정권의 주장을 관철하거나 언론에 정답을 강요하라고 있는 기술이 아닙니다.
이재명 정부는 AI를 어디에 써야 하는지부터 다시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가 정해주는 정답이 아니라,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와 언론의 자유입니다.
2026. 10. 30.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최 은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