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입니다.
용혜인 후보자가 오늘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에, 그간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돌아보고 자진 사퇴를 고민하는 것 아닌가 했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습니다. 용 후보자는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직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고 국민 여러분의 의문을 해소하기보다는, 마치 야당과 언론은 물론 합리적인 의구심을 제기하는 국민과도 한판 붙어보자는 듯 시종일관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용 후보자는 “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비례대표 의원들이 입각하면서 의원직을 내려놓아 온 관례를 두고 “정치인들 사이의 자리 나눠 먹기로 사고됐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참으로 자기 편의적인 해석입니다. 법이 허용한다고 해서 모든 선택이 정치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으로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아 온 것은 자리를 나눠 먹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후순위 후보가 즉시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는 비례대표제의 특성상 국회의 의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국무위원이라는 막중한 직무에 전념하라는 취지에서 이어져 온 정치적 관례입니다.
더구나 비례대표 의석은 특정 정치인의 개인 소유물이 아닙니다. 정당이 국민에게 제시한 명부에 대한 투표로 만들어진 의석이고, 한 사람이 물러나면 다음 순번이 승계하도록 제도 자체가 설계돼 있습니다. 이를 이제 와서 ‘자리 나눠 먹기’라고 폄훼한다면, 같은 원칙에 따라 의원직을 내려놓았던 수많은 정치인들의 선택까지 싸잡아 자리 나눠 먹기로 매도하는 셈입니다.
용 후보자는 배우자와 사실상 2인 체제로 당의 주요 사안을 의결해 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절차적 하자가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제기하는 의문의 핵심은 회의록에 도장을 제대로 찍었느냐는 형식적인 절차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당의 의사결정이 어째서 당대표와 그 배우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느냐는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입니다.
“창당 직후 당의 의결 체계를 갖춰가는 과정이었다”는 해명 역시 궁색합니다. 제대로 된 의결기구가 없었다면 오히려 더욱 신중하게 당원들의 의사를 수렴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부터 마련했어야 합니다. 의결기구가 미비했다는 사정이 대표와 배우자 중심의 의사결정을 정당화하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공당은 가족기업도, 부부 공동사업체도 아닙니다. ‘절차적으로 문제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해서 ‘과연 민주적이었느냐’는 질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 정당’이라는 비판이 모욕적이라고 화를 내기 전에, 왜 그런 비판이 나오게 됐는지부터 돌아보는 것이 공직후보자의 자세일 것입니다.
오늘로 용혜인 후보자는 스스로 강을 건넜습니다. 국민 앞에 의혹을 소상히 설명하고 스스로 거취를 판단할 기회가 있었지만, 용 후보자는 장관직을 향해 가겠다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오늘의 선택에 따르는 검증의 무게 역시 후보자 본인이 감당해야 합니다.
용 후보자는 오늘 기자회견으로 상당 부분 의혹을 해소했다고 자평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의 생각은 정반대입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국민의 목소리까지 듣고, 갈등하는 이해관계를 두루 아우르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오늘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것은 포용과 설득보다는 반박과 공격에 가까웠습니다.
의혹은 충분히 풀지 못했고, 오히려 장관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한 새로운 의문까지 남겼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를 뒀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이 의혹을 털어내는 자리가 아니라, 더 혹독한 검증의 출발점이 됐다는 사실을 용 후보자는 직시하기 바랍니다.
2026. 9. 10.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최 은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