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변인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입니다.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굴종·사대적 태도를 지양하라”고 했습니다. 지금 국민이 묻는 것은 ‘누가 굴종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동맹을 망가뜨렸느냐'입니다.
미국이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한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합참의장은 국감에서 “일부 제한”을 인정했고, 주미대사는 “백악관과의 고위급 협의가 답답할 정도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토로했습니다. 국정원은 한·미·일 사이버 실무회의에서 빠졌고, 대사관 파견 직원의 비자도 막혔습니다. 외교 현장은 “이상이 있다”고 말하는데, 정작 외교·통일부 장관은 “문제없다”고 하고 대통령은 “이견은 있기 마련”이라며 넘어갑니다.
이견이 있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이견을 관리할 신뢰와 소통 채널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외교에서 동맹은 이견을 선언하는 기술이 아니라 관리하는 기술입니다. 대통령은 ‘이견’을 말하지만, 국민이 보는 것은 ‘불신’입니다.
대통령은 통상 협상을 “가장 국익에 부합한 결론”이라며 외교 성과의 사례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통상은 주고받는 협상이지만, 정보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몫입니다. 핵을 가진 북한 앞에서 핵 없는 우리가 쥔 가장 값진 방패는 미국과 공유하는 정보 자산입니다. 그 방패에 구멍이 났는데 “사대 타령”을 할 때입니까. 눈 가리고 외치는 자주, 귀 막고 말하는 실용은 허망한 구호입니다.
대통령의 ‘사대’ 프레임은 논점 이탈입니다. 정보 채널의 복원을 요구하는 것을 굴종이라 부르는 순간, 책임을 묻는 모든 비판은 사대주의자의 투정이 되고 맙니다. 이는 문제를 푸는 방식이 아니라 덮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정보 갈등의 한복판에서 “주변 강국과의 관계 관리도 중요하다”고 한 것은, 의도와 무관하게 미국의 의구심에 기름을 붓는 말이었습니다. 같은 말도 언제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신호가 됩니다.
2,400여 년 전 투키디데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기록한 멜로스는 희망에 기대다 나라를 잃었습니다. 동맹의 신뢰는 한번 쌓으면 그만인 자산이 아니라 매일 갱신해야 하는 자산입니다.
북한은 불과 9일 만에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쐈고, 우리 장병 3명이 다친 DMZ 지뢰 도발은 여전히 “사고”라 부릅니다. 미국에는 “틀렸다”고 하고 북한에는 “사고”라고 하는 정부, 이것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입니까.
자주는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으로 얻는 것입니다. 그 능력은 동맹이 우리에게 정보를 맡길 만한 나라라고 믿게 만드는 데서 나옵니다. 대통령은 ‘당당한 외교’를 말할 자격부터 증명하십시오. 그 출발은 연설문이 아니라, 흔들린 정보 협력을 복원하고 동맹 불신의 발단이 된 통일부 장관을 경질하는 일입니다.
국민의힘은 ‘굴종’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능력’을 요구합니다.
2026. 10. 15.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최 보 윤